한국에서도 매년 열리고 있는 퀴어 문화제를 아는가?

이 영화는 그 퀴어 문화제를 가능케 한 역사 속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92, 유색인종 트랜스젠더 여성인 마샤 P. 존슨이 죽었다.

경찰은 그녀의 죽음을 자살이라 결론지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에는 수상한 구석들이 많다.

이 영화는 그녀의 죽음을 파헤치면서 그녀와 그녀의 동지, 실비아 리베라의 삶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이다.

1970년대 미국의 게이해방운동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동시에 인간을 규정하는 다양한 경계들을 보며 여러 생각들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인 마샤 P. 존슨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며, 드렉퀸으로 자신을 정체화한 게이 해방 운동가이다.

(중간이름인 P는 pay no mind의 약자즉 신경꺼라.’)

게이 해방 전선의 창립자이며, 가까운 동지인 실비아 리베라와 함께 '길거리 트랜스베스타잇 혁명가들' 단체를 조직하기도 했다.

(영어로는 Street Transvestite Action Revolutionaries. 줄여서 S.T.A.R.)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과 함께 예술 작업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성소수자들의 활발한 운동을 이끌어낸 스톤월 항쟁의 중요한 인물로 여겨진다.



이 영화를 미리 보기 전에 미리 알아 두면 좋을 만한 정보가 있다.


스톤월항쟁


스톤월 항쟁은 스톤월인 바에서 폭력적으로 성소수자들을 구속하는 경찰들에 대항해 성소수자들이 저항한 사건이다.

(마샤 존슨도 그 상황 가운데에 있었다고 한다. 혹자는 마샤 존슨이 이 항쟁의 주도자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본인은 스톤월인 바에 갔을 때에는 이미 사건이 벌어졌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양한 그룹들이 스톤월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1970 6 28일에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는 첫번째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미국 내 각 도시에서 열린다.

자세한 설명은, 스톤월 항쟁이 잘 정리된 블로그 링크를 첨부하도록 하겠다.

http://lgbtpride.tistory.com/339

 


이 영화는 2017년 퀴어 영화제의 폐막작이기도 했다. 퀴어 영화제 측은 이렇게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동성애를 반대한다며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했고,

퀴어 퍼레이드는 보수 기독교 단체의 항의와 책임을 피하고 싶은 서울시의 방관 때문에 6월 중순까지 장소 확정을 하지 못했으며,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은 동성애자 군인은 처벌을 받고,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가 정신병이라고 주장하는 2017년의 한국.

이곳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섹슈얼리티, 젠더, 국가권력을 둘러싼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도전해 나가야 하는가?’


영화가 보여주는 갈등들은 오늘날 한국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정답을 주지는 않지만 많은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퀴어 운동의 역사와 다양한 경계를 교차하는 두 운동가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높게 평가받는 뮤지컬로 알려진 '헤드윅'의 영화 버전이다.

원제는 'Hedwig and the Angry Inch'이다.

영화도 뮤지컬 형식을 따르고 있다.

영화와 뮤지컬 모두 동일한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

주인공 역시 감독 본인이 뮤지컬과 영화에 모두 출연했다.

줄거리는 뮤지컬과 영화 모두 동일하지만,

배경이나 특정 인물의 출연 여부 등의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불행했던 과거를 가진 트랜스젠더 여성 헤드윅은

사랑으로부터 배신당한 유명한 락스타 토미를 따라다니면서 미행 투어를 시작한다.

투어를 하면서 드러내는 그녀의 이야기, 투어를 하면서 마주하는 사건, 갈등을 통해 그녀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이야기는 대체로 음악을 통해 전개된다.

그렇다보니 담백하기보다는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게 된다.


뮤지컬에서 쓰이는 음악의 장르는 락큰롤이다.

밴드음악을 좋아한다면 음악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유명한 곡으로는 'origin of love'가 있다.





트랜스젠더라는 마이너한 소재를 썼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불편하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선입견이라는 벽을 넘어설 때,

영화가 보여주는 먹먹한 감동과 깊은 교훈은

이 영화가 오직 예외적인 사람에 대한 영화는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원작이 뮤지컬이라 그런지

뮤지컬에서 볼 수 있는 무대장치 구성이 엿보이기도 했다.

영화를 다시 본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만한 배경들이 단순한 배경으로만 존재했던 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영화는 반 쪽짜리의 사람이 하나가 되어가는 성장담을 그리는 영화이다.

캐릭터는 굉장히 화려해보이지만, 화려한 만큼 외롭다.

꾸민 것 같지만, 꾸밈없는 삶의 순간들을 보여준다.

영화의 인물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들이 관객의 가슴을 울린다.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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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제인'은 가출청소년 소현이 트랜스젠더 제인을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이 사회의 소외 받은 사람들이 살아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몽환적인 음악과 색감이 인상적이다.


꿈'의 제인일까?

감독은 제목의 뜻을 두 가지의 의미로 사용했다고 한다. 하나는 잠 잘 때의 꿈, 하나는 희망하고자 하는 꿈이다.

왜 두가지의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는 영화를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영화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를 오롯이 감상하고 싶다면 아래의 글들을 읽지 않기를 바란다.

 

이 영화는 두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는 몽환적인, 그러나 어딘가 불안한 모습. 다른 하나는 차갑고 잔인한 모습이다.

영화는 그렇게 두 가지 모습을 낯설게 배치시킨다.

개인적으로 이 낯선 배치가 필자로 하여금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이 영화에서는 제목처럼, 꿈과 현실이 모호하게 그려진다.

감독은 현실과 초현실을 논리적으로 구분하는 것보다는 감정의 흐름과 소현의 욕망에 따라 영화를 보길 바란다고 인터뷰에서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러나 영화가 보여주는 현실과 초현실의 구분은 꽤나 선명하게 그려진다.

감독은 명확한 구분을 두되 촬영 시 그것에 얽매이지 말자는 양가적인 태도를 가지고 직관적 판단으로 찍고자 했다고 한다.

영화의 논리적인 구성도 중시한 것 같지만, 관객이 영화를 어떻게 감상하고 느끼는지를 더 중시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관객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영화는 소외 받는 사람들을 단정짓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또한 그들이 어떻게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다만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려 하고 그 감정을 존중하며 위로를 건넨다.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시나리오 작업에 2, 촬영과 후반 작업을 포함해서 개봉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만큼 공들여 만든 조현훈 감독의 첫 장편영화, ‘꿈의 제인을 언젠가 꼭 보시길 바란다.

특히 부조리한 삶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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