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의 10번째 장편 영화다.


관련된 역사적 배경을 구체적으로 알 필요는 없다.

세계 2차 대전에서 프랑스군과 영국군이 독일군에 의해 포위되어 고립되었다는 것만 알면 된다.

덩케르크 철수작전이 덩케르크 해안에서 영국으로 탈출하기 위한 작전이라는 것 정도만 알면 된다.





이 영화는 아이맥스로 봐야 한다. 아이맥스 카메라로 약 106분 중 약 대부분을 찍었다고 한다.

아이맥스 화면의 비율은 1.43대 1이다. 막상 보면 정사각형 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화면비의 영화를 일반 상영관에서 보면 위아래가 잘리게 된다.

온전한 화면을 보기 위해서는 아이맥스로 보는게 필수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유일하게 1.43대 1로 볼 수 있는 상영관은 용산 아이맥스 뿐이다.

다른 아이맥스관은 1.9대 1의 화면비를 보여준다.

약간은 화면이 잘리지만, 그나마 일반 상영관보다는 온전히 덩케르크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온몸을 휘감는 사운드가 한 몫 하기 때문에,

아이맥스로 못보더라도 영화관에서는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스짐머의 사운드트랙은 영화에 두 배 몰입하게 만들어 준다.





사실 이 영화는 엄청 재미있는 오락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가끔은 다큐멘터리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나 끊임없이 관객이 긴장을 놓지 못하도록 만든다.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놀란의 스타일이 보인다.

물론 놀란 특유의 서스펜스도 들어있다.

필자는 후반부에서 온몸에 힘을 주면서 영화를 봤다.


특유의 리얼리즘 덕분에 관객은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에게 이 영화는 담백하게 잘 조립된 전쟁 체험 시뮬레이터였다.


영화 플롯의 구성도 굉장하다.

육, 해, 공의 세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교차시킨다.

세 공간, 세 시간 속에서의 이야기들이 맞물리면서 덩케르크 철수 작전이 진행된다.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놀란다운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피가 낭자한 장면은 없다.

하지만 놀란의 방식대로 우리는 전쟁의 참혹함, 긴장감을 체험하게 된다.

그것이 이 '덩케르크'라는 전쟁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이라고 생각한다.





인셉션, 인터스텔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시리즈 중,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특히 메인 빌런은 앞으로도 이만한 존재감의 빌런이 나오기 힘들 정도의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히스 레저는 '조커'라는 캐릭터를 위해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배우들이 자신의 각본을 벗어나는 애드립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히스 레저 만큼은 그가 작중 캐릭터에 몰입해서 나타나는 애드립을 영화에 넣을 정도였다고 한다.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조커의 작중행동이 보여주는 치밀함과 괴기스러움 역시 조커라는 캐릭터를 구성하는데 한 몫 한다.

명작으로 평가받는 '양들의 침묵'의 천재적 살인마, '한니발 렉터'의 느낌이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는 '정의'를 주제로 하여, 세 명의 캐릭터들을 유기적으로 엮어낸다.

다크 나이트로서의 배트맨, 화이트 나이트로서의 하비 덴트,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서있는 조커이다.


조커의 광기와 배트맨의 고뇌, 그리고 하비 덴트의 심리 변화를 보는 것이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건, 배트맨과 조커 사이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고,

배트맨과 하비 덴트 사이에도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영화는 그러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주며 캐릭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그린다.





영화가 또 여러 딜레마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문제의 여지가 있는 딜레마부터 당장 사람의 목숨이 달린 딜레마까지 다양하다.

딜레마를 통해 관객은 '악은 무엇이고, 우리는 이 악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등의 어려운 고민들을 하게 된다.

특히 한스 짐머의 음악이 한 몫 한다.

음악은 관객의 심리를 더욱 고조시킨다.

영화관에서 보면, 영화에 완전히 동화되는 체험을 할 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여러모로 굉장하다.

시나리오, 캐릭터, 음악, 주제 등등..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특히 영화의 리얼리즘은 다시 한번 영화를 보게 만든다.


영화에서 보았던 다양한 폭발신과 액션신은 CG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가령 병원 폭발신에서는 실제 병원 세트장을 지었고, 사정상 창문이 깨지는 CG만 썼다고 한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오락거리는 다른 영화에 비해 화려하거나 새롭지는 않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강렬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미장센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는 어떤 캐릭터, 상징의 이미지, 어떤 느낌, 어떤 고민을 관객에게 생생하게 각인시킨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그의 영화가 감상보다도 체험을 시켜주는 영화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새 영화가 나올 때 많은 사람들이 아이맥스 상영관을 찾는 것일 테다.

그의 영화는 영화관에서 빛을 발한다.

그리고 이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다크나이트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드는 체험의 영화들 중 하나이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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