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



림보의 제작사, playdead에서 2016년에 신작을 내놓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횡스크롤 어드벤쳐이며,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연상케 하는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역시 구체적인 세계관이나 엔딩에 대한 제작사의 설명은 없다.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상상해서 이야기에 살을 붙이는 걸 유도한 것 같다.



playdead의 첫작품인 림보

 


난이도는 림보보다 더 쉽다. 게임을 진행하는데 더 수월했던 것 같다.

그리고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진 림보보다 더 다양한 요소들을 지니고 있으며, 다양한 연출들도 보여주고 있다.

마치 림보가 이 게임의 알파버전인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만큼 이 게임은 촘촘하고 완성도가 높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자가 설계해 놓은 게임의 미학적 요소들에 흠뻑 취해 지루할 틈을 느낄 새가 없다.





이 게임은 종적 공간이 존재하는 횡스크롤 게임이다.

플레이를 하다보면 배경을 이루는 움직이는 트럭넓게 펼쳐진 풀밭 등등 다양한 공간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공간을 완전히 돌아다닐 수 없다. 그저 배경 속에서 횡으로 움직일 뿐이다.

그럼에도 종으로 펼쳐진 공간은 게임 연출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횡으로 움직이는 게임과 입체적으로 조응한다.


 



이 게임은 기괴하다.

림보보다는 어느정도 색채가 추가되었으나, 여전히 칙칙하다.

구제역을 연상케하는 돼지들, 돼지에 붙어있는 구더기,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인간 조종장치, 중력을 거스르는 물의 존재, 그 물에 잠겨있는 사람들은 기이한 분위기를 띠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끊임없는 호기심을 유발한다.

또한 비일상적이고 독특한 특유의 기괴한 요소들로 이미지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이 게임만의 정체성은 확실해진다.

 




이 게임은 극적이다.

게임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꽤나 원초적이다.

우리는 어떠한 스토리 텔링도 없이, 미장센으로 보여주는 단서들과 주인공의 상호작용을 통해 스토리를 예측하게 된다.

이 게임은 그러한 원초성을 잘 이용한 모양이다. 필자는 플레이하면서 벅차오름, 공포, 전복의 카타르시스, 연대감을 느꼈다.

단순하지만 적절하게 작곡된 음악은 적절하게 그러한 감정을 잘 유도해주었다.

현악기의 울림, 타악기의 적절한 비트감이 특정 상황을 마주할 때 느끼는 감정을 극대화 시켜준다.

 




후반부는 꽤나 충격적이었고, 히든엔딩과 그에 대한 해석도 꽤나 인상깊었다.

플레이타임은 짧지만,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반복되는 플레이에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데, 이 게임에서는 그러한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반복보다는 끊임없이 펼쳐지는 다양한 미장센과 상호작용, 연출 등으로 플레이어를 빠져들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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