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다 미루다 매진 직전에 겨우 예매에 성공해서 퀴어 영화제에 가게 되었다.


매진이 되지 않은 상영작을 찾다가

인종과 젠더, 계급과 섹슈얼리티, 게이와 트랜스젠더의 경계를 오가는 다큐라는 소개에 끌려서 폐막작을 고르게 되었다.

영화제는 신사역 옆에 있는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에서 상영하고 있었다.



상영관에 올라가니 복도가 꾸며져 있었다.

스태프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폐막작이라 분주했던 모양이다.



옆에는 부스가 있었다.

다양한 굿즈를 팔거나 나눠주었다.

특히 무료로 콘돔을 나눠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폐막식에는 각종 축사와 시상식, 스태프 소개 등등의 시간을 가졌다.

사실 폐막식에도 그냥 영화만 틀어주는 줄 알았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하필 영화제에 처음으로 간게 폐막식이라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폐막작으로는 '마샤 P 존슨의 죽음과 삶'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요 근래 한국은 퀴어 페미니즘과 관련된 논쟁, 갈등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 다양한 교차성을 가로지르는 이 다큐멘터리는 굉장히 시의적절한 영화였다.


특히 퀴어 페스티벌의 기원이 되는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뜻깊은 다큐이기도 했다!


이렇게 퀴어 영화제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을 보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못 본 영화는 킵해뒀다가 어떻게든 나중에 봐야겠다~


그저 뉴스로만 봤던 아주 멀고도 낯선 아랍계는 어떤 곳일까?


아랍 영화제를 처음 봤을 땐, 어떤 영화가 나올 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왠지 지루할 것 같았고, 이슬람교의 색깔이 짙을 것 같았다.

물론 그것들은 선입견이었다.

이번에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아랍 영화제의 영화 몇 편들을 보기로 했다.



서울에서 아랍 영화제를 보려면, 이화여대에 있는 아트하우스 모모에 가면 된다.

놀라운 사실은, 티켓 값이 무료라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냥 티켓부스에 가서, 자리를 고르면 된다.



옆에선, 티켓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파우치를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이화여대생들을 노린 이벤트가 아닐까 싶다.


아랍 영화제의 첫 영화로, '충돌'을 보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다큐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영화제라 그런지 광고는 없었다.

시작하기 전에 스태프가 앞에 나와서 영어와 한국어로 안내했다.

영화제는 외국인 관객도 염두해둔 모양이다. 자막도 영어와 한국어 둘 다 나왔다.

한 가지 힘들었던 점은, 한국어 자막이 오른쪽에 세로로 나왔다는 점이다.

차라리 가운데 아래에 있는 영어자막을 읽을까 하다가도,

짧은 영어독해 실력에 결국 오른쪽의 한글자막을 열심히 읽었다.

덕분에 영화 보면서 눈알을 많이 굴렸다.

자막을 읽으면 영화 화면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못하니깐..


이 영화는 픽션이다.

이집트의 전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가 촉출되고 난 후의 이집트가 이 영화의 배경이다.

영화는 연행트럭에서 상반되는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갇히는 상황을 그린다.


이 영화는 나에게 진한 여운을 주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좀 더 정리해서 리뷰 글로 쓸 생각이다.

어쨌든, 정말 잘 만든 영화였고 아랍 영화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해주었다.

그리고 현재 이집트가 얼마나 힘겨운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무료로 좋은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이니

시간 날 때 꼭 아랍영화제에 가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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